원양어선 잡캐의 잉여라이프 EP03 - 소확행(小確幸)

By jeje | June 29, 2018

EP.03 소확행(小確幸)


안녕하세요오.
한 번 올리는 것 어렵고 두 번째 올리는 것도 좀 어렵더니… 세 번째는 쉬워진 잡캐 제제입니다아ㅋㅋ(해탈)



그렇습니다

잡캐의 시시껄렁한 일상을 지껄이는 시리즈 세번째!
이번에 이야기 할 썰의 주제는 "소확행" 입니다.




요새 유행하는 말이라며?


요 몇 년 사이, 세대와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여러가지 단어들이 생겨났죠. 1~2년 전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소확행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과 비슷한 맥락에 있는 ‘소확행’ 이 등장한 배경이나, 그 기저에 있는 젊은 세대의 현실 등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나 칼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만, 일단 진지하고 분석적인 이야기는 각ㅋ설ㅋ 하겠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철저하게 시시껄렁한 잡캐의 일상이니까, 복잡하고 조금은 슬픈 이야기들은 뒤로 제껴두려구요.



오늘도 역시 저 하고 싶은 얘기만 주절거리다 가렵니다!

음, 잠깐 욜로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느낌을 좀 지껄여보자면, 사실- 욜로라는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 뉘앙스로 한국에 정착한 것 같더라고요. ‘인생은 한 번 뿐이니 최선을 다 해서 살자’ 가 아니라, ‘인생은 한 번 뿐이니 일단 질러!’ 의 뉘앙스가 더 강하게 느껴졌달까.



약간 저에게 욜로는 이런 느낌

뭐,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틀린 말은 아니게 될 수도 있지만서도, 욜로라는 말에 취해서 앞뒤없이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질러버리고선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 라고 하는 것이 저에게는 썩 긍정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좀 무책임하게 느껴졌달까…그리고 뭔가 욜로라고 하면 당장 돈이 없어도 직장을 떄려치고 여행을 가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아무튼 뭔가 큰걸 저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저는 쫄보니까ㅎㅎ 더더욱 '윽, 그게 가능해?'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고. 물론 철저히 저의 생각으로 본 욜로입니다만, 아무튼.

그에 반해 소확행은 조금 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느낌이라 좋게 다가왔던 단어입니다. 게다가 욜로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요. 하루 24시간 중에 1시간 쯤은, 1주일 7일 중에 하루 정도는,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나를 위해 소소한 돈을 쓰는거죠. 네. 크게는 못 질러도 소소하게는 지르고 사는게 우리네 소시민의 기쁨 아니겠습니까ㅎㅎ



아무리 그래도 역시 돈쓰는건 최고 재밌는 일 중 하나죠!



일희일비(一喜一悲) 하는 원양어선 생활ㅋㅋ


어떻게 보면 소확행이라는 주제는 잡캐 라이프 전편(EP02)의 연장선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팍팍한 삶의 작은 즐거움,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뭔가를 소비하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


원양어선에서 일희일비 하는 선원으로서, 어쨌거나 길게 컴퓨터 하고싶은 닝겐으로서, 소확행에 쓰는 시간과 돈은 꽤 중요한 것들입니다. 어쨌든 뭔갈 하다 보면 지치고 힘들고, 뜻대로 안되는 컴퓨터ㅅㄲ때문에(컴퓨터는 잘못이 없는거 압니다 다 나새끼가 못해서 그런거지…그래도 화나는건 어쩔 수 없더근요…) 짜증날 땐- 나만의 소확행으로 다시 한 번 컴퓨터새끼를 어르고 달랠 수 있는 기력을 충전하는 거죠.

여러분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음, 각설하고, 저의 일기와 저의 캘린더와 저의 카드 명세서(주륵ㅠ)를 기반으로 한 저의 소확행 탑3를 꼽아봅니다.



고고고!!



바에 가서 맛있는 술 마시기


그래도 뭔가 앞에 ‘욜로’는 별로였다느니 이랬으면서 술이 소확행이라니 내로남불이냐! 하시는 분들 분명 있을듯… 하지만, 꾸준히 저의 카드명세서 내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술입니다. 하하하 나란인간 하하하…아니 왜! 술 마시는 게 나쁜건 아니잖아요! 그쵸? :)

저는 여럿이 모여 술 마시는 자리에서는 술을 잘 마시지 않는 것 같아요. 소싯적(…)엔 그래도 꽤 사람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서 잘만 마셨던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체력과 간은 맛이 간지 좀 된 것 같고, 사람 많은 곳에 한 번 다녀오면 에너지 고갈이 심해서 꼭 집에서 뒹굴뒹굴 휴식을 취해줘야 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입맛만 높아져가지고!(제길ㅠ) 혼자 바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2주에 한 번 쯤은 퇴그닝 호로록 하고 바에 가는게 소확행 중 하나!



꼴깍꼴깍

요새는 바 보다는 가까운 카페를 더 자주 가긴 하지만, 그래도 술은 꽤 흥미로운 것 중 하나입니다. 여럿이서 먹는 소주 맥주도 좋지만, 술 취향을 찾기 위해 바에 가서 외우기 힘든 이름을 가진 잔술이나 칵테일을 마셔보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저는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덕에 꽤 이른 나이에(?) 술 취향을 찾았습니다. 처음 바에 가서는 아버지가 마티니를 시켜 주셨는데, 처음에는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건가, 싶었습니다. 지금은 마티니도 꽤 좋아합니다만(사실 마티니에 빠뜨린 올리브가 좋음), 그 당시에 아버지가 드셨던 갓파더를 한 번 맛봤다가 위스키의 세계에 빠지게 됐죠. 지금도 아버지와 바에 가면 종종 마십니다.

아무튼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술 취향을 찾는 것은 꽤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3년 전 쯤 부터 “으악 아일레이 위스키 존맛이잖아?!” 를 외치며 아일레이 위스키를 한 잔씩 잔술로 야금야금 즐기고 있고, 현재는 아드벡을 최애 위스키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드벡 말고도 맛있는 아일레이 위스키 많죠 흑흑ㅠ

위스키를 찾기 전에는 먹기 쉬운 진토닉을 한참 먹었었는데, 몽키47 이라는 비싸고 맛있는(대개 맛있는 술은 비쌉니다 흑흑ㅠㅠ) 진을 알게 되어 한 잔씩 야금야금 사먹곤 합니다. 여름에 몽키47로 만들어먹는 진토닉 최고입니다 여러분 흑흑…

아무튼 소확행이라고 하면서 술 마시는게 끝인가! 하시겠지만, 저는 바에 혼자 가면 술 마시면서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유튜브로 고양이 영상 찾아보고 혼자 즐겁게 보내다가 옵니다. 또 바에 자주 가면 사장님이 취향을 간파하셔서 종종 입맛에 맞을 것 같은 다른 주종의 술을 추천해주곤 하시는데 그게 또 바에 가는 재미죠ㅎㅎ

쓰다보니 느끼는 거지만, 돈 많이 벌어서 위스키 보틀로 사먹고 싶네요ㅠㅠ 돈 많이 모아서 전설의 포트앨런을 맛보는 그 날까지…ㅋㅋ 무리려나(주륵ㅠ) ㅇ<-<




독서모임


하도 대전에서 두문불출 하다보니 갑갑하여 시작하게 된 독서모임입니다. 꽤 독서량이 많은 인간이었으나 취업 후 현저히 독서량이 줄었더랬죠. 일단 집에 오면 책이고 공부고 뭐고 침대에 누워서 일단 쉬어야 하는 그런 인간이 되어버렸는데… 아무래도 독서는 꾸준히 하고싶은 마음은 있는데 생각보다 한 번 침대에 뒹굴거리기 시작하니까 밑도끝도 없더라고요. 약간의 동기부여가 필요했었어요. 뭘 하려고 할 때 참 중요하죠, 동기부여!

그래서! 주변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혹은 좋아하실 것 같은(!!) 지인분들께 연락하여 “혹시 독서모임 하실 생각 있으실까요??” 라고 묻고 다녔는데, 흔쾌히 콜! 해주셔서, 여차저차 독서모임을 꾸려보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오프라인으로 모이는데, 정말 보람있는 소확행의 시간!



껄껄 독서모임 대만족!

독서모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 오프라인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 오프라인 모임에 모일 때는 1달 동안 같이 읽고싶은 책 두 권과 선정 이유를 가져온다.
    • 투표를 통해 같이 읽을 책 두 권을 선정하여 한 달 동안 읽는다.

  • 온라인 모임은 이 주에 한 번
    • 2주에 한 번씩, 선정한 책을 읽고 400자 이상의 글을 써서 공유한다.

  • 오프라인 모임 1주 전에는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를 공유!
    • 오프라인 모임에서 각자 내놓은 여러가지 주제로 생각을 주고받는다.

  • 맨 처음으로 돌아가 반복!
    • 책을 두 권 선정한다 :)


간단하죠?

이 모임이 특히 즐거운 이유는, 정말 (내가 읽을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책이 선정된다는 거예요. 저마다의 독서의 폭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제가 절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책이 선정되어 읽게 된다는 점이 최고 좋은 점 입니다. 게다가 막상 또 읽어보면 재밌고요. 컴퓨터 외의 다양한 주제로 두 시간 정도를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떠들떠들 하니까 리프레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여러모로 좋습니다. 아무튼 요새 제 최고 소확행 중 하나예요.



그렇게 6월에 독서모임으로 읽은 책은 요 두 권입니다!



고양이 최고!


네. 그렇습니다.
저는 3년차 집사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잠 자기 전에는 꼭 고양이들을 놀아주고 쓰다듬쓰다듬 해줍니다. 매일매일 누릴 수 있는 소확행이죠…!!
이 파트는 긴 말 안하고 저희 고양이 두 녀석 사진을 냅다 올려 자랑하는 것으로 끝내겠습니다. 하하하하하…. 고양이 최고….






그리고 그…유튜브에…크집사님… 누워서 남의 집안 고양이들 영상 한 편 보는 재미를 소확행으로 삼고 있죠.
저의 최애 동영상 링크 하나 걸고 갑니다.



참고-고양이들 외로움 안 탄다는거 다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번외 - 우리 팀원들에게 소확행을 물어보았다.


커널만 파는 푸잉선원

#드래곤볼_수집 #기계욕심 #장비욕심 #모니터_3개_쓰는_사람





2년전에 엄마 보고싶다를 외쳤던(…) 그 선원

#맛있는_술 #안주선택장인 #종종_술_서로_추천





이제 막 입사하신 막내선원

#퇴근후_카페 #멍때리기 #최고





마치며


소소하게 잔술을 사마시거나, 고양이들과 놀거나, 독서모임을 하는 것도 좋지만
비행기타고 호로록 어딘가로 여행을 가는 (제 기준에서의) 대확행(??)도 좀 자주(!!) 누리고 싶네요ㅋㅋ
요새 영 잘 하는 게 없어서 아 진짜 무쓸모인가 혼자 좀 서글프고 그렇습니다.
잔술 마시러 못 간지는 좀 됐는데, 사실 일이 안 풀린다고 내팽겨치고 술마시러 가기 쉽지 않은 것…
나란 사람 이미 술이 문제를 해결 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주륵ㅠ)


여하튼, 우리 모두 대확행(?)을 즐길 수 있는 그 날까지! 소확행으로 잘 살아 봅시다…!!
고양이들 간식주러 저는 이만 퇴근 해야겠어요.


다음 편에서는 컴퓨터 하면서, 일 하면서 듣는 노동요 몇 곡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아디옷쓰!!!! /ㅇㅂ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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