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잡캐의 잉여라이프 EP08 - 바이센테니얼 맨

By jeje | August 11, 2018

EP.08 Bicentennial Man(1999), A.I(2001)


옛날옛적 이야기를 해봅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저의 어린시절에는 비디오 대여점이 꽤 핫한 장소였습니다.
요새 10대 친구들은 아마 모를, 3.5 플로피 디스켓보다 더 생소할 수 있는, ‘영화 비디오 테이프’ 를 빌려주는 곳이었어요.

어린 시절, 집에 비디오 테이프 플레이어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어머니가 빌려다 주시는 만화영화(핑구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같은..ㅎㅎ)만 보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어머니 손을 잡고 비디오 대여점에 갔다가 신세계를 만났습니다ㅋㅋ



DVD까지 재생할 수 있었던 게 최신형이었습니다ㅋㅋ

최신 영화는 1000원, 일반 영화는 800원, 옛날 영화는 500원.

그리고 만화책도 빌릴 수 있었어요.
최신 만화는 권 당 300원, 그 외에는 200원.

1000원을 들고가면 영화 한 편과 만화책 한 권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정말 오지게 들락날락 거렸던 추억이 있네요.

시간이 지나서 비디오 대여점은 DVD 대여점으로 바뀌었고, 곧 DVD 대여점도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이제는 콘텐츠를 소유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소비하는 시대니까요.
그 때만 해도 유튜브나 넷플릭스같은 서비스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ㅎㅎ

왜 이런 구닥다리 이야기를 하냐 하면,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운로드 서비스로 다시 보다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주절거려 봤습니다.

<바이센테니얼 맨>은 비디오 대여점에서 다섯 번 넘게 빌려본 영화였고 <A.I>는 무려 DVD로 가지고 있던 영화인데, 잡캐시리즈 한다고 각각 <왓챠플레이> 와 <네이버 VOD 대여 서비스> 를 이용했거든요.

뭐 여튼, 이 두 영화는 인공지능(로봇)이 일상에 스며든 미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영화 중에서도 꽤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입니다.



보다보면 눈물납니다 진심

특히 는 중학교 3학년 때 도덕시간에도 30분씩 보여줬던 영화인데 보면서 눈물콧물 다 쏟은 기억이 있네요ㅋㅋㅋㅋ
물론 잡캐 시리즈 한다고 보다가 또 눈물 줄줄 흘린건 안비밀입니다ㅋㅋㅋㅋ

아- 도대체 왜 이렇게 답지않은 감성감성 이야기를 늘어놓냐면-
첫째, 이 잡캐토크가 새벽 한 시 반에 센치한 상태로 진행되는 토크이기 때문이고,
둘째, 오늘 이야기 할 영화가 바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마음’을 이야기 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바이센테니얼 맨



출처 : iMob

정보

  • 원제 Bicentennial Man
  • 감독 크리스 콜롬버스
  • 원작 아이작 아시모프 <이백살을 맞은 사나이>

  • <나홀로 집에> 와 초기 <해리포터> 시리즈 감독으로 알려진 크리스 콜롬버스 감독의 1999년 작품이자-지금은 더이상 볼 수 없는,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인간이 되고 싶은 앤드류의 일생을 보여준다. 흥행에는 참패했다고 하는데, 왜 참패한건지 모르겠다. 영화 초반,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띠리리링 자체 상영(?) 하는 장면과, 후반의 그 법칙을 위배하는 장면의 대비가 압권. 마지막에 포샤의 생명 유지장치를 끄는 갈라타와, 유한한 삶을 선택한 앤드류를 통해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명작.


A.I



출처 : iMob

정보

  • 원제 A.I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E.T>, <쥬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타이타닉>, <미아너리티 리포트>, <인디아니 존스>, 그리고 최근의 <레디 플레이어 원> 까지, 스토리 텔링의 진수를 보여주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감님의 작품.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 로 유명한 할리 조엘 오스먼트 주연의 본격 “엄마 찾아 삼만리 인공지능 버전” 쯤 된다. 오지는 연기와 서정적인 스토리, 그리고 피노키오를 모티프로 한 동화같은 엔딩까지, 눈물 빼기 좋은 요소는 다 갖췄다. 인간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로봇, 우리는 먼 훗날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만큼 정교한 로봇을, 사랑할 수 있을까?




<바이센테니얼 맨>의 앤드류의 특이한 특이점



일단, <바이센테니얼 맨>은 제 인생 모스트 넘버2 영화예요.



그정도야?!



세상이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제 소망을 충족시켜주는 영화가 두 개가 있거든요. 하나는 <트랜센던스>고, 하나는 <바이센테니얼 맨> 이예요.

근데 왜 <바이센테니얼 맨>이 2등이냐면, <트랜센던스> 랑 <바이센테니얼 맨> 둘 다 인공지능- 즉 사람이 아닌 존재가 사람의 지성을 초월해서 더 나은 수준의 인류가 되고 인류의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드는 과정이 나오는데요. 두 영화 다 도달한 지점은 비슷한데, <트랜센던스>는 인간에서 시작해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방향이고 <바이센테니얼 맨>은 인간이 되기 위해 로봇이 로봇의 한계를 벗어나는 방향이잖아요. 모티베이션의 차이도 볼 수 있구요.

저는 일단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트랜센던스가 저에게는 모스트예요.

<바이센테니얼 맨>은, 영화의 포커스 자체가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에 맞춰져 있다 보니까- 발전된 기술들이 인류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 두드러지는 작품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그렇지. 일단 앤드류가 특별해진 건, 로봇 공정상의 실수 때문이니까. 인간의 실수로 인간처럼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A.I가 탄생한거지.



맞아요. 약간 그, “신이 누구를 만들 때” 해가지고 막 “뭐 한스푼, 뭐 한스푼, 그리고 지능을 한스푼, 하다가 우아아악!” 한 느낌이랄까요! ㅋㅋ



VonVon의 재미로 하는 요 테스트 말하나봅니다

영화의 핵심은 로봇이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나서 자유를 추구하게 된다는 거 아닐까요.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된 로봇의 자유를 얻기 위한 일대기 같은 느낌이요.



응. 앤드류는 어떻게 보면 인간이 예상할 수 없는 행동 중에서도 제일 예상할 수 없는 행동을 하지. 인류가 불로장생, 불멸의 삶을 꿈꾸기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앤드류는 인간처럼 늙고, 죽기를 원하게 되니까.


앤드류는 혈액 투석 등을 통해 늙어갈 수 있는 인간의 육체, 인간의 삶을 택합니다.
아이러니 하죠. 인류는 영원한 삶을 꿈꾸는데, 로봇이 유한한 인간의 존재를 꿈꾸니까요.

<바이센테니얼 맨> 앤드류가 영원함을 포기하는 순간

“앤드류.
사람은 시간의 지배를 받지만,
자네에게 시간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지.
자네에게 시간은 영원해.”




늙기 위해 혈액을 투석받는 앤드류

한 가지 일러 두겠는데, 인간이 된다는 건 곧 바보가 된다는 걸 의미해요.”
당신이 대표적인 예였어요, 루퍼트. 난 얼마나 빨리 늙게될까요?”
“글쎄요. 운동하고 잘 챙겨 먹으면.. 한 3-40년?”
“애매하군요. 좀 더 정확히 얘기해 줄 수는 없나요?
“미안해요. 인간이 된 걸 환영합니다.”





왜 하필 시계였을까…

앤드류는 극 초반, 무언가를 학습하고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성’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곧 마틴의 제안에 따라 훌륭한 시계공이 되고, 돈을 벌게 됩니다. 왜 마틴은 앤드류에게 시계를 만들게 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시계가 참 상징적인 것 같아.



마틴 아저씨가 극 중에서 제일 먼저 했던 얘기가, “너는 엄청 특별하다, 사람처럼 배우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너는 인간과 다르게 영원을 가졌다.” 죠. 그런 의미에서 시계는 앤드류에게 시간의 의미를 이입시킬 수 있는 매개체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리차드 아저씨 덕분에 앤드류의 특이점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그리고 그 앤드류가 작은 아가씨의 손녀의 마음을 훔치지!
물론 작은아가씨한테도 특별한 친구가 되었고.



결국 앤드류는 마틴 가족의 3대를 함께 한거죠. 마틴 아저씨와 대화 하면서 좀 더 인간에 가까워 진 부분이 있고, 작은 아가씨로부터 또 인간적인 면모를 배우고, 마지막에 포샤와 감정을 주고 받으면서 진짜 인간이 된 거라고 생각 해요.



그런데, 정신적으로 인간과 가까워지는 것 외에- 앤드류는 하드웨어, 즉 인간의 몸까지 닮고 싶어졌지.



그렇죠.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로봇에서 안드로이드로 진화(?) 할 때 마다 점점 인간에 가까워지고, 가까워진다는 것은 인간처럼 감각을 좀 더 온전하게 느끼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는 거 잖아요. 결국 감정표현이라는 게, 어떤 감각을 통해서 감정이 만들어지고 이런 감정을 얼굴 표정이라던가 이런 것들로 표현하고, 그러면서 조금 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는거죠. 영화에서 번즈가 “사람과 비슷한 몸을 가진다는 건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을 느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지만, 그만큼 그게 버거울 수 있다.” 라고 했잖아요. 얼마나 섬세한 감각들을 느끼고, 섬세한 감정을 느끼는가, 라는거죠.

저는 앤드류가 로봇에서 사람이 되는 과정이, 뭔가 영화 <인사이드 아웃> 에서 처음에는 기쁨구슬 슬픔구슬 이런 단순한 구슬밖에 없었다가 마지막에는 기쁨과 슬픔이 섞인 오묘하고, 조금 더 정교한 감정을 담은 구슬이 생기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기쁨과 슬픔이 섞인 감정을 동시에 포함한 기억구슬



어떤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


일단 마지막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다.
결국 유한한 인간의 삶을 택한 앤드류, 그리고 앤드류의 손을 잡고 인공지능인 갈리타에게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달라고 하는 포샤, 그리고 아시모프의 3원칙을 무시한 채 포샤의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내면서 슬픈 얼굴을 하는 갈리타의 얼굴까지.

<바이센테니얼 맨> 엔딩 장면

“부탁 하나 들어주겠니”
”…”
“생명유지장치를 꺼주겠니? 이건 명령이야.”
(생명유지장치를 끄는 갈리타)
“고마워.”
“앤드류씨가 늘 말씀하셨죠. 봉사는 제 기쁨이죠.”



앤드류가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청원을 두 번 했잖아요. 그 중에서 첫 번째 청원 때, 판사가 물었잖아요. 너의 어떤 부분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냐고. 그랬더니 앤드류가 “마음” 이라고 했죠. 그 장면 되게 인상 깊었어요.


<바이센테니얼 맨> 앤드류의 첫 번째 청원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아무리 인간과 닮았다 한 들 당신에겐 인간의 유전자가 없소. 당신은 생명 탄생이 원리를 벗어난 인공적인 존재이기 때문이오.”
“유전자를 가진 인간들도, 제가 고안 한 인공 장기를 달고 있습니다. 판사님의 신장도 제가 고안한 것이니, 판사님의 신체 일부도 인공품 아닙니까?”
“일부는 그렇소.”
“저도 일부는 인간입니다.”
“어디가 그렇습니까, 앤드류?”
“제 마음입니다.”


뭔가… 앤드류와 판사가 하는 대화의 맥락은 논리와 감성이 섞인 듯한, 그런 대화였던 거 같아요. 약간.. 유시민씨가 할 법한 그런 말같은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 무슨 느낌인지 알겠닼ㅋㅋㅋㅋㅋ




인간의 ‘마음’ 이라는 건, 대체 뭘까?



마음이라는건 도대체 뭘까?



음… 이과적으로요, 문과적으로요?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음, 우선은 이과적으로?



음, 좌뇌와 우뇌에서 우뇌? 좌뇌와 우뇌의 기능적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이성은 왼쪽, 감성은 오른쪽이니까. 마음은 뭐랄까…감성적인 느낌에 더 가깝지 않나요?



뭔가 이과적이지만 이과적이지 않은 설명인데?
그럼 문과적으론?ㅋㅋ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걸 마음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사실 앤드류 자신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 것의 원인은 포샤한테 있단 말이죠. 포샤가 앤드류한테, 그런 순종적인 태도도 하지 말고 실수도 하고 화도 내고 그러라고 했더니 앤드류가 “비이성적인 대화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마냥 이성적일 수 없는 것이 인간이고, 인간이 주고받는 대화잖아요.

앤드류가 처음 리처드 아저씨네에 왔을 때는 마음이 없었지만, 3대를 거치면서 마음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되었죠. 손녀와 결혼하고 싶고 인간으로써 결혼할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청원으로 재판장에 나섰을 때는, 마음이라는 것을 정의내릴 만큼 성장한 상태가 아니었을까요?

…음…좀 더 얘기를 해 보면,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게 마음인 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떤 애를 좋아하면 그 얘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죠. 근데 너는 걔가 왜 좋아? 그러면 그냥 좋아! 라고 한단말이죠. 이런게 마음.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운 생각들. 그게 마음이 아닐까…



오. 뭔가 엄청 감성적인 예시인걸?ㅎㅎㅎㅎ




인간의 유한성을 추구하는 로봇의 탄생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명확한 거 같아요. 실수로 사람처럼 생각하는 로봇이 생겼는데, 이 로봇이 자유와 인권을 추구하게 되는 상황이 온 거죠. 이정도의 로봇이 아직 현실에는 없지만,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창조물의 탄생은 불가피한 미래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은 그런 상황을 염두하지 않았나 싶어요. 결국은 이렇게 사람이 아닌 로봇이나 인공지능같은 지성체가 스스로 자유와 권리를 추구하는 날이 왔다면, 그래서 인간으로써의 권리를 요구하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고 묻는 거 같아요.

이 작품 자체에서 작가(?)는 어느정도 결론을 내렸어요. 첫 번째 청원에서, “영생하는 로봇은 인정해도 영생하는 인간은 인정하지 못한다.” 라고 하죠. 인간이라는 것은 결국 유한한 시간을 사는 존재-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죽음을 결심하는 것, 유한한 생을 사는 것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생각 해. 앤드류가 늙은 육체를 가지고 마지막으로 하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어떻게 보면, 영원히 살 수 있는 운명같은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존재를 위해 삶을 개척한 거지. 포샤가 없으면 살 수 없다-라고 말하는 데서, 오래 사는 것 보다 자신의 존재를 규정짓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그 사람을 따라가는 것- 이라는,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이지만 정말 인간적인 깨달음이랄까…


<바이센테니얼 맨> 앤드류의 두 번째 청원

“로봇이라면 영원히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원히 기계로 사느니, 인간으로 죽고 싶습니다.”
“어째서 그러길 원하나요?”
”…인정받고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찬사나 평가가 아니라, 단순한 진실을 인정받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인간은 정말 로봇을 사랑할 수 있을까?



와 <바이센테니얼 맨> 두 영화의 공통점은 로봇이 인간이 되기를 꿈꾼다는거겠지.



데이빗은 인간이 되면 엄마가 자신을 다시 사랑 해 줄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런데 로봇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조금 달라.
물론 <바이센테니얼 맨> 에서도 그저 앤드류를 ‘로봇’ 이라고 칭하면서 비아냥거리는 캐릭터(큰 딸)도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따뜻한 시선이나 앤드류의 존재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캐릭터들이 위주로 많이 나온 반면에 에서는 그렇지 않으니까.
<바이센테니얼 맨> 에서는 인간이 로봇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지만, <A.I> 는 아니지.



사실 데이빗도 인공지능이긴 하지만, 에서 데이빗의 제작 의도를 보면 뭐랄까…요즘 나오는 강아지로봇같은 느낌이죠. 한 발 더 나아가서 인간을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뭔가 반려동물의 상위호환 같은 느낌이었어요. 다만 인간의 생김새를 하고 있는거죠.

그 외에도 <A.I> 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어떤 특정한 쓰임새를 위해 만들어진 로봇들이 있어요. 만 해도 그렇고요.

그리고 맨 처음 등장 씬에서, 로봇 제작자와 인간들이 로봇을 어느정도로 취급하고 있는지가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쉴라라는 로봇의 통각을 보여주기 위해서 훅 쑤시잖아요. 인간의 모습을 갖춘 인공지능을 마치 사육장에서 키우는 짐승 취급을 하는 거 같아서, 딱 그정도 인식인 것 같아서 좀 크리피하게 느껴졌었어요.



음, 인공지능이 사람과 흡사한 육체를 갖춘 미래에서 과연 인간은 어떤 입장을 취할것인가- 를 이야기 해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A.I> 에서는 배타적인 입장을 더 많이 보여줬지. 로봇은 도구일 뿐인데 로봇이 자꾸 많아지니까 로봇을 사냥해서 파괴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마틴의 대사중에 ‘너는 기계MECA고 나는 유기체ORGA잖아’ 라는 대사가 있는데, 확실히 우월감도 보여주는 거 같았어.



인간과 흡사한 어떤 존재를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존재로 인정을 하느냐 마느냐- 자체가 철저히 인간의 입장인거죠. 인간과 흡사한 하드웨어를 가진 인공지능은 이미 또 다른 지성체인거고, 만약 그런 것들을 통제하려고 한다면 결국 지배하려는 자들과 그 지배를 벗어나려는 자들의 투쟁이 벌어지겠죠. 인간의 역사에서 수없이 그랬던 것 처럼요. 인공지능과 같이 살게 된다면 그런 이야기들은 아마 사회 문제로 대두되겠죠. 그리고 저는 결국 인공지능도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인류가 앨론 머스크나 스티븐 호킹이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인공지능은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배척하게 된다면 결국 스스로의 발목을 잡게되는 상황이 초래되지 않을까 싶어요.



너가 인공지능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이라면, 나는 좀 회의론자에 가까운 거 같아.
나는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를 따라잡고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거든.
그리고 만약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게 된다면 정말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수 있을까? 싶어.




앤드류와 데이빗, 우리는 왜 로봇에게 연민을 느낄까?


인간이 되고싶은 데이빗과 앤드류

영화속에 등장하는 앤드류와 데이빗의 말과 행동에 공감하고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앤드류와 데이빗이 정교한 인간의 모습을 따라한 하드웨어까지 가지고 있어서일까.
그게 아니라면, 그들의 어떤 부분이 인간과 닮았다고 느꼈던걸까?

겉은 인간의 모습이지만, 로봇인게 팩트.
그런데도 인간과 어딘가 비슷하다고 느끼게 되는 건 왜때문일까?



<바이센테니얼 멘> 과 <A.I> 모두 인간이 되고싶어 한 로봇을 이야기 하잖아요. <A.I> 같은 경우에는 약간 열린 결말인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A.I>의 결말의 의미는 데이빗이 인간의 죽음과 비슷한 상태로, 영원히 깨지 않는 상태를 스스로 선택한 걸 암시한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데이빗도 유한한 삶을 택한거죠.



그런데 또 생각 해 보면, 유한한 삶이 꼭 인간이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데 필수조건일까 싶어. 만약에 <공각기동대>에서,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육신을 전부 의체화 하고 뇌의 일부를 전뇌화 한 모토코한테 ‘너는 일부만 유기체고 나머지는 다 기계고 영원히 살 수 있으니 인간이 아니다’ 라고 말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좀 어려운 이야기지. 물론 <공각기동대> 실사 영화에서는 닥터 오우레가 모토코한테 끊임없이 ‘너는 인간이야’ 라고 해도 모토코가 쉽사리 인정하지는 않지만.

근데 또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에서는 모토코가 의체화를 전혀 하지 않은, 가장 ‘온전한 인간’인 토구사를 좀 특별하게 여긴단말이지….어라 또 공각기동대 얘기를 해버렸네. 여튼- 생각해보니 유한한 삶을 포괄할 수 있는 불완전성을 이야기 해야 좀 더 맞을 거 같네.



음.. 사실 딥러닝할 때, 신경망에 학습을 잘 시켜놔도 잘못된 결과를 내놓기도 한단말이죠.
그런거를 인공지능의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음 좀 멀리갔나?



그건 잘 모르겠다. 나는 딥러닝을 잘 모르니까.

음.. 조금 더 이야기 해 보자면, 이 두 영화를 좀 더 감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인공지능이라는 존재가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귀결해버리기 때문인 거 같아. 사실, 특이한 내용이라고 생각 해.

만약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월등히 똑똑한 시대가 된다면,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거든. 항상 똑똑한 존재가 덜 똑똑한 존재를 지배하게 된다고 생각해서. 하다못해 인공지능이 아니더라도, 영화 <가타카> 보면 유전자 조작으로 열등한 속성을 제거하고 우월한 속성을 주입해 태어난 인간이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은 인간보다 월등한 존재로 그려지잖아. 나는 그게 되게 현실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인공지능! 하면 좀 인간의 존재가 암울해지는 디스토피아를 더 먼저 상상하게 돼. <터미네이터> 같은, 막 파국이다! 하는 그런거ㅋㅋ 근데 이 두 영화는 아니란말이지.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결국 따지고보면 컴퓨터인 앤드류와 데이빗이, 비효율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때로는 비상식적인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이 두 로봇이 마음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구나, 인간과 비슷하구나, 그렇게 느끼고 더 이입해서 감상하게 되는 거 같아.



맞아요. 영화를 본 사람들이 앤드류나 데이빗한테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거죠.

앤드류와 데이빗이 로봇이라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인데, 그 사실 외에는 모든 것이 인간들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요. <바이센테니얼 맨> 에서는 결국 남녀의 로맨스 관계를 그렸고, <A.I> 에서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를 그렸죠. 그건 사실 인간과 인간의 관계잖아요.



응. 그것도 그렇고, 나는 로봇이 인간처럼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모습을 그려서 더 공감이 가는 거 같았어.

영원히 살 수 있는데도 그걸 포기하고 죽어서 인간으로 인정받겠다는 것, 로봇 무리에서 살면 배척당하고 멸시당할 일도 없는데 굳이 엄마에게 돌아가서 사랑받기 위해 인간이 되고싶다는 것, 결국 다 욕망이잖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




결국, 뭐라고 정의하기에 너무나도 어려운 ‘마음’



결국 또, 우리가 영화에서 엿보았다고 하는 앤드류와 데이빗의 마음은 도대체 뭔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와버렸다ㅠㅠ



인간 스스로가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것을 바탕으로 하는 생각을 마음이라고 아까 이야기 했으니까요.
그리고 마음 속 감정은 각자의 유전적인 요소나 선천적인 성격, 그 사람이 후천적으로 겪은 경험들에 따라서 다 다르게 설명될 수 있잖아요. 똑같은 ‘화남’이라는 감정을 가지고도, 백 사람이 화나면 백 가지의 화남이 있는거죠. 사회적으로 합의될 수 없는 것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딱히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언제나 마음은 논리적이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게 아닐까요.



그리고 이 대화도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비논리적이고 비상식적이지. 누가 보면 아니 이게 무슨 개소리야? 할 거 같은데.



잡캐토크니까요!ㅋㅋ




다음 영화는 <그녀> 를 보자



그런 의미에서 <그녀> 는 좀 깨는(?) 영화일 수 있겠다. 특히 결말이 좀 많이 깨지.
결국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사랑’과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은 다른 것이구나- 하는게 느껴지잖아.



그쵸. 다음 영화로 <그녀> 를 얘기 해 보면 괜찮을 거 같아요.

아, 그나저나 <공각기동대> 실사판 주연인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인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의 목소리 연기를 했잖아요. 나중에 이야기 할 <LUCY>에서도 주인공 루시를 맡았고요. 뭔가 인공지능 전문 배우인가… 우연이네요!



그, <A.I> 에서 데이빗이랑 조가 파란요정이 어디있는지 물으러 갔던 목소리 연기도 <바이센테니얼 맨> 주인공인 로빈 윌리엄스님이 하신거야ㅋㅋ



故 로빈 윌리엄스님이 목소리 연기를 맡은 Dr.Know

여러모로 이런 깨알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도 좀 있지.



그러네요ㅋㅋ 아, <그녀> 가 개봉했던 2013년에는 제가 미성년자였어요. 그래서 영화관에서는 못봤습니다ㅠㅠ 아쉬워요.



(2013년에 미자였다니… 맙소사 나이차이 새삼 무엇…)

그, 그렇구만… 허허. <그녀> 에서는 인공지능이 사랑의 대상에서 사랑의 주체가 되었을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어떤 ‘벽’ 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해볼 수 있을 거 같네.

조만간 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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